
휘어지는 선
2025, 합성수지, 스틸, 사진 UV 프린트, 에폭시 레진, 가변크기
휘어지는 선
서울은 좁고 우리는 빽빽하다. 통과공간인 길거리는 진공상태가 되지 못하고 너와 나의 공간이 조금씩 걸쳐진 회색지대, 치열한 영역 다툼의 현장으로 자리 잡았다. 금지, 주의, 조심을 말하는 표지판은 그 위에 불안정한 경계를 세우고, 임시적 규칙을 만든다. 이렇게 그어진 통제의 선 이면에는 타인을 향한 신뢰의 결핍과 다정한 걱정이 뒤엉켜 있다. 그로부터 생성된 질서는 무심한 침범과 암묵적 허용으로 인해 쉽게 흩어지고 변형되며, 재구성된다. 질서의 굴절은 때로는 집단의 긴장을 키우지만, 한편으로는 접촉과 연결의 역동성을 확장한다. 투명한 표면 위에서 유연하게 구부러진 도시의 구조들은 유기적 변주의 가능성을 그린다. 도시는 유연한 물질이다. 이렇게 도시가 휘어진다.






